세상살이의 온갖잡념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해를 시작하려는
희망은 폭설로 우리의 접근을 불허한다
멀리서 바라보는 천왕봉
허리밑은 흔하게 보여주면서 유독 얼굴부분은 흰천으로 휘감싸안은듯
쉽게 보여주지못하는 것이 수줍은 처녀의모습같다
멀리서 바라만볼수밖에없는 사모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눈물흘리는 총각같은심정이지만
아쉬움접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국수봉을 내려온다
근데 뜻밖에도 기회는 찾아온다
다른산악회에서 간다기에 따라나선다
베낭에 오만과 이기심 자만심 우둔함을 듬북담아서 ...
지리산 천왕봉 ....
이번에 오르면 개인적으로는 7번째 천왕봉을 오른다
근데 92.98이라는숫자가 나의마음을 무겁게만들고
거친 숨을 내품어면서도 한발자욱 한발자욱 내딛기를 수십번...
베낭에 담아온 나의 오만과 우둔함이 베낭의무게를 더하는지
등에질머진 베낭의무게는 점점 나의 가슴을 압박하고
법계사를 지나면서 수천번 갈등의 연속으로 갈까 말까를 망설이다
한발짝 한발짝 또 내딛기를 시작한다.
아무리 자주대해도 늘 새롭고 낯설은산
아무리 불러도 소이부답하는 여유로운산
어리석은자에게 지혜를 주고
오만한자에게 겸손을 준다는 저 천왕봉
그래서 덕천강맑은물을 벗삼아 남명선생이 저 천왕봉에 감탄을 했는가?
푸른 하늘 바로밑에까지 불쑥솟아 하늘과 맞닿아있는듯한 위엄에
하늘의 오만과 방자함을 꾸짖는듯한 저 자태
하지만 찾는이에게 언제나 평온함으로 품어주는 인자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가 내가 매년 천왕봉을 찾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2007.01.14. 일요일날 천왕봉을 다녀와서...